여기, 문화기획자이자 생산자로 자라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나'의 정체성을 가지고, '우리'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이 그들입니다. '2014 희망날개' 프로젝트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나답게’ ‘우리 함께’ 자라나고 있는 그들의 활동과 성장 이야기를 전합니다.

 

"새해 많이 받으세요!"

소망을 담아 보내는 인사

문화다양성을 위한 다문화여성 문화커뮤니티 지원희망날개'

 

 

 

 

 

 

 

 

 

 

우리는 처음 만나 이름을 주고받으며 소개할 때, 만나거나 헤어질 때 인사를 합니다. 고마움 같은 특별한 마음을 전하는 것도 인사(人事)입니다. 나뭇잎이 푸른 계절 6월 문화기획자 양성교육과정에서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눴던 그녀들이 얼음이 얼고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계절 12월에 특별한 인사를 보내왔습니다.

 

문화기획자 양성교육과정과 워크숍, 윙크페스티벌을 통해 희망날개와 2014년을 함께 보낸 그녀들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한국]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몽골] Танд Шинэ оны мэнд хүргэе.(탄뜨 신 언-이 멘드 후르기)

[캄보디아] ទទួល​បាន​សុខភាព​ល្អ​នៅ​ក្នុង​ឆ្នាំ​ថ្មី​នេះ (솜 아우이맨 속까펩러어 노우크농츠남트메이뇌이)

[베트남] chúc mừng năm mới (쭉 믕 남 머이), Năm mới phát tài (남머이 파 따이)

[태국] สุขสันต์วันปีใหม่(쑥싼완 삐- 마이)

          ใหม่ขอให้สุขภาพแข็งแรงร่่ำรวยเงินทองนะคะ! (삐 마이니 커하이 미쾀쑥, 레 람루아이 응언텅카)

[러시아] С Новым Годом! (스노븸 고돔)

[중국] 新年快乐 (씨인 내앤 콰일 러어)

[필리핀] manigong bagong taon (마니공 바공 타온)

[인도네시아] Selamat Tahun Baru! (슬라맛 따훈 바루)

[네팔] 수버 까모나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서로에게 보내는 인사. 소리는 달라도 전하고 싶은 마음은 같습니다. 우리 서로 더 건강하기를 더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죠 ^__^

 

 

 

2014 희망날개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희망웅상-아름다운 연대> 

“1박2일의 워크숍에서 함께 노래를 만들어 친구들 앞에서 발표했을 때 너무 즐거웠어요. 앞으로 우리도 자국의 노래와 한국 노래를 함께 부르고 연주하며 공연을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미디어자조모임> 

“올해는 왕따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어요. 저의 아들이 직접 인터뷰를 하고 출연하려고 하였지만, 아이 얼굴이 직접 나오는 것은 안 좋다고 해서 인형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인형 주문 제작비가 너무 비싸서 직접 만들기로 했고, 서울에 가서 인형 만드는 법을 배우고는 저녁 늦게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우리 아들 생일이었어요. 생일파티를 해주지 못하고 밤에 가서 케이크만 같이 먹었습니다. 그래도 인형을 어떻게 만들면 된다는 걸 알게 되어 기뻤습니다.”

 

<다울림>

“윙크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저녁이 되면 서둘러 아이들의 식사를 챙기고 집안일을 마치자마자 모였어요. 나라와 문화가 다른 여성들이 센터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북을 치면서 서로 이해하며 많이 웃으면서 행복했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아모레퍼시픽재단 관계자와 한국여성재단에 감사를 드립니다.” 

 

<아시아요리 봉사단 I`m Asia>

“우리들이 직접 만든 요리를 가지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요리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너무 행복했어요. 또 윙크페스티벌에서 우리는 요리봉사활동 홍보만 하였는데 다른 커뮤니티들은 춤, 연주 등 다양한 공연을 펼친 것이 너무 부럽고 좋았어요. 다음에는 우리도 공연하고 싶어요.”

 

<Do-dream 아모레>

“윙크페스티벌에 참여한 것이 제일 기억 남아요. 7개월 동안 연습했는데, 다른 공연 보다 더 긴장했어요. 다른 팀들의 공연을 같이 볼 수 있었고, 우리 부족한 부분에 대해 서로 배울 수 있었거든요.”

 

<팽려영의 아시아 음악여행>

“팽려영의 아시아 음악여행은 전문 연주자로 구성된 커뮤니티입니다. 그래서 희망날개 사업을 진행하며 우리가 가장 뛰어난 커뮤니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윙크페스티벌 행사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희도 나름 열심히 준비한 무대였지만 다른 커뮤니티의 공연을 보면서 그들보다 열정은 부족했고 축제를 진정으로 즐길 줄 모른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 희망날개와 함께 한 그녀들의 2014년이 무엇으로 꽉 채워졌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 희망날개 2014년 활동 영상 보기

 

 

 

 

2014 희망날개: 가장 기억에 남는 커뮤니티는?

 

전국 각지에 흩어져 각자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그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문화기획자 양성과정, 1박2일 워크숍, 윙크페스티벌 등을 위해 긴 시간을 함께 한 그녀들은 서로에게서 깊은 영감을 받고, 성장의 계기를 얻었습니다.

 

 

윙크페스티벌에서 아름다운 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입고 전통 결혼식을 응용한 무대를 보여준 <반마이 베트남 공연팀>, 많은 커뮤니티가 <반마이메트남 공연팀>에게 파이팅 응원을 전하며 내년에 꼭 다시 만나자고 합니다.

 

빠른 음악에 맞춰 박력 있는 대나무 춤을 보여준 <펄오브오리엔트>  완벽한 춤과 퍼포먼스로 모두를 휘어잡았었죠. 공연을 다시 보고 싶어 하며, 초대가 이어집니다. 조금은 서툴지만 열심히 공연을 준비한 커뮤니티를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같은 난타라는 악기를 공연했지만 또 다른 느낌의 <커뮤니티 파이팅 대한민국 파이팅>의 공연 잘 봤어요. 우리 내년에도 좋은 공연 준비해서 또 만나요.”

 

“몽골 전통춤 모임인 <주한몽골여성회 까마를>, 지난번 윙크페스티벌 때 마두금 연주와 전통춤 공연은 참 인상적이었어요. 내년에는 우리 커뮤니티(팽려영의 아시아 음악여행)와 함께 마두금 연주를 같이 하고 싶네요. 좋은 인연이 되길 기대합니다."

 

>> 서로를 발견하고,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는 것이 가장 큰 힘이 아닐까요

 

 

 

2015년 새해 소원

 

여러분의 새해 소원은 무엇인가요? 다문화여성커뮤니티의 그녀들은 말합니다.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전문성을 갖춘 커뮤니티 활동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이죠. 이주 여성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살고 있는 곳에 더 깊이 뿌리내리도록 힘을 실어주는 희망날개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고 응원하며 돕고 싶다고 말합니다. 내년에는 어떤 작품을 만들까 신 나는 궁리를 하면서, 커뮤니티 참여 이주여성이 더 많아지기를, 함께 하는 우리가 모두 건강하고 활기차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합니다.

 

 

“모임을 통해 우정을 쌓으며 우리가 계획한 첫 번째 고향 방문 여행지인 글로리아님의 고향 필리핀으로 다함께 가고 싶습니다.” <다울림>

 

“2015년에도 희망날개 사업에 참여하면 좋겠어요. 희망날개 후원 덕분에 우리 결혼이민자 이미지를 바꾸는데 큰 도움을 받고, 보람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Do-dream 아모레>

 

“2015년에는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노래하고 연주하는 커뮤니티가 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희망웅상-아름다운 연대>

 

 

끝으로, 2014년 희망날개와 함께 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인사합니다.

따뜻하게 응원하며 지켜본 분들, 다문화여성커뮤니티 이주여성들, 아낌없이 사업을 후원한 분들, 교육과정과 축제를 위해 헌신한 분들 모두 희망찬 2015년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녀들이 전국에서 보내온 인사말 우리 함께 소리 내어 말해볼까요?

안산으로 무주로 여수로 온 나라로, 더 멀리 필리핀으로 베트남으로 세계로, 날개를 달고 날아가 희망이 되어 마음에 닿기를 바라면서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Танд Шинэ оны мэнд хүргэе. (탄뜨 신 언-이 멘드 후르기)

“ទទួល​បាន​សុខភាព​ល្អ​នៅ​ក្នុង​ឆ្នាំ​ថ្មី​នេះ (솜 아우이맨 속까펩러어 노우크농츠남트메이뇌이)

“chúc mừng năm mới (쭉 믕 남 머이)

สุขสันต์วันปีใหม่ (쑥싼완 삐- 마이)

“С Новым Годом! (스노븸 고돔)

“新年快乐 (씨인 내앤 콰일 러어)

“manigong bagong taon (마니공 바공 타온)

“Selamat Tahun Baru! (슬라맛 따훈 바루)

“수버 까모나”

 

 

 

김유진            줌마네 글쓰는 이로 인터뷰모임집 <뜨거운 만남>에 참여했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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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문화기획자이자 생산자로 자라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나'의 정체성을 가지고, '우리'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이 그들입니다. '2014 희망날개' 프로젝트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나답게’ ‘우리 함께’ 자라나고 있는 그들의 활동과 성장 이야기를 전합니다.

 


“우리는 같이하면 하나입니다”

다문화여성커뮤니티 지원프로젝트 <희망날개> 윙크페스티


지난 10월 26일, 다문화여성커뮤니티 지원프로젝트 <희망날개>에서 선보이는 윙크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나루아트센터를 찾았다. <희망날개>프로젝트는 다문화여성이 문화생산자로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과 한국여성재단이 함께 다문화여성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공연장 건물 전면을 덮은 대형 현수막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하얀 바탕에 다채로운 빛깔의 선들이 그물처럼 교차하고 있어 마치 아름다운 조각보를 보는 듯하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각각의 선은 수많은 그림들로 이어져 있다. 하나하나의 그림은 꽃을 그린 것인데,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다른 모양과 색깔의 그림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독특한 무늬가 되었다.


이번 페스티벌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와 상영을 하는 섹션과 다문화여성들의 음식과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섹션, 그리고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 섹션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당당한 얼굴의 그녀들이 밝게 인사한다.




“우리의 이야기, 모두가 연결되어 있어요”

전시 및 상영, 참여프로그램




공연장 입구와 연결되어 있는 2, 3층 로비에는 개별 커뮤니티가 전시 및 체험 부스를 진행하고 있었다. 2층에 들어서는데 한편에서 연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저도 스팸문자를 보고 남편을 바람핀다고 오해한 적이 있어요. 

다들 같은 일로 부부싸움을 하네요.” 

언어가 달라 생긴 오해를 소재로 한 ‘스팸’이라는 제목의 짧은 영화를 함께 보고 있던 부스였다. 


<미디어자조모임>에서는 지난 1년 간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은 단편영화, 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등을 만들었다. 영상을 통해 한국인들에게 다문화가족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어 좋았고, 단편영화를 찍으면서 가족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어 즐거웠다고. 

“언어나 문화가 달라서 생기는 오해가 많아요. 우리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려주고 싶어요.” 

이지니 감독 (필리핀)은 자녀들이 겪는 왕따 문제, 언어로 인해 생겼던 오해와 갈등을 담담하게 혹은 유쾌하게 담아 보고 싶다고 했다.




텃밭을 가꾸며 지역 내 다문화 감수성을 키워나가고 있는 <이주여성자조모임 수다모임>은 벽면을 가득 채운 글과 사진으로 자신들의 지난 활동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건너편에는 공부모임 <좌충우돌길찾기>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다문화여성 활동가들이 바쁜 일상 틈틈이 자신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사회에서 비영리활동가로 살면서 업무에 지쳐있는 마음을 쉴 수 있는 예술치료와 단단한 마음을 만드는 인문학 공부를 하고 있다는 커뮤니티 소개를 듣고 지나가려는데, 활동가 보얀뗄게르 씨 (몽골)가 붙잡는다. 이주여성인권을 위한 서명을 하고 가란다. 윙크페스티벌 역시 자신들 활동의 연장으로 보는 적극적인 모습이 보기 좋았다.



“오늘은 정말 잔칫날 같아요.

다문화여성들의 요리와 문화


3층 로비는 더욱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사람들 사이로 빠른 비트의 아프리카음악이 흐르고 이국적인 향기가 새어나왔다. 이곳에서는 다문화여성들의 요리를 직접 먹어보고, 그들의 리듬에 몸을 맡기고, 그들의 옷과 헤어스타일을 따라해 볼 수 있었다. 계단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커뮤니티가 고향의 음식을 테이블 가득 차려놓았다. 테이블 앞으로 색다른 음식을 맛보려는 참가자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다. 그 줄을 따라가 보니 화려한 무늬의 옷과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난민 여성들의 커뮤니티 <맘쉐프>의 부스. <맘쉐프>는 아프리카의 음식을 선보이는 한편, 그 옆에 작게 ‘Salon’을 열어 아프리카여성들처럼 머리카락을 땋아주는 체험 부스를 진행했다. 밋밋했던 청년의 헤어스타일이 순식간에 아프리카 풍으로 변신했다. 머리를 땋고 아프리카 요리를 먹으며 신나는 음악을 들으니 절로 흥이 돋는다.


커뮤니티 <말하는 도시락>은 ‘요리로 문화를 소통하자’라는 모토를 가지고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활동을 해왔는데 그간 선보였던 음식들을 이번 페스티벌 참가자들과도 나누기 위해 행사에 참여했다고 한다. 이레샤 씨 (스리랑카)는 참가자들이 음식을 덜 때마다 눈을 맞추며 음식의 맛을 설명하고 재료를 알려준다. 음식 하나에도 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나라 만두와 꼭 닮은 ‘주차이허즈’는 고기와 새우, 부추로 속을 만들어 한국사람 입맛에도 딱이다. “오늘 아침에는 정말 긴장했어요. 하지만 그릇이 비어져 가니까 정말 기뻐요. 사람들이 음식을 좋아하는 게 신기해요” 요리하느라 아침부터 분주했을 텐데 이레샤 씨는 여전히 기운이 넘친다.




“우리 엄마 최고에요”

노래와 연주, 그리고 춤


두 시간여에 걸쳐 전시와 체험프로그램이 자연스럽게 마무리 될 즈음 공연장 문이 열렸다. 드디어 지난 수개월간 갈고 닦았던 그녀들의 무대를 확인할 시간이다. 이번 윙크페스티벌에서는 총 11개의 팀이 무대에 올랐다.


각국의 전통 춤과 전통 악기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귀한 무대들이 이어졌다. 베트남의 아름다운 풍경사진과 베트남 음악을 배경으로 전통춤을 선보인 <반마이베트남공연팀>, 베트남 전통 모자를 이용한 춤은 마치 한국의 부채춤을 보는 것 같다. 아시아 각국의 악기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낸 <팽려영의 아시아 음악여행>, 몽골의 전통춤과 악기를 선보인 <주한몽골여성회 까마를>, 필리핀의 전통 대나무춤과 댄스를 믹스해 열정의 무대를 선보인 <펄오브오리엔트>. 관객석에 있던 한 아이가 “우리 엄마에요!”라고 무대 위를 가리키며 연신 환호를 보낸다.



다양한 국적의 다문화여성들로 구성된 커뮤니티들은 언어를 뛰어넘어 서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밴드나 난타, 판토마임 등의 공연을 준비했다. 무주에서 올라온 <다문화밴드 레인보우>, 깜찍한 개량한복을 입고 드럼과 베이스, 전자기타를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그녀들은 카리스마가 넘친다. ‘달타령’으로 흥을 돋우다가, 두 번째 곡 ‘여행을 떠나요’에서는 관객을 좌지우지하는 무대매너를 보여주었다. 문화차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몸으로 표현하여 마음 치유하는 과정을 판토마임으로 선보인 <한마음회>,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 몰입된 연기를 보여주었다. 올해 신규 지원을 받은 <아름다운연대>는 자신들이 직접 개사해서 부른 노래에 맞춰 준비한 수화공연이 인상적이다. 




<다울림><커뮤니티파이팅 대한민국파이팅!>, <두드림아모레>는 난타공연을 준비했는데 의상이나 구성에서 볼 때 비슷하면서도 모두가 다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특히 각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다문화합창단 행복메아리>팀이 부른 넬라판타지아는 아름다운 화음을 들려주었다.




마지막 공연을 마치자 사회자는 공연 팀 전체를 무대 위로 호명했다. 각자의 커뮤니티는 하나가 되어 관객들의 환호에 답했고 관객석에 있던 가족들은 무대 위 엄마를 자랑스러운 듯 바라보았다. 축제는 그렇게 서로를 얼싸안고 사진을 찍으며 마무리 되었다. 그녀들은 무대 위에서 지난 일 년의 시간을 우리에게 전했다. 그 이야기를 하는 그녀들 모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빛이 났다. 문화생산자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직접 확인했던 2시간이었다.



이번 윙크페스티벌에는 다문화가족의 이야기가 다양한 방식으로 채워져 있었다. 이 축제를 함께 기획한 성공회대문화대학원의 김성진 씨는 이런 생생한 이야기가 더욱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람들이 다문화여성을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살아있는 이야기로 기억했으면 한다고. 그래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게 될 거라고.


한국여성재단 담당자에게 현수막의 무늬에 대해 물었다. 

“씨실과 날실을 표현한 거예요. 다문화여성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이어서 만들었어요. 서로의 마음과 실천을 한 줄 한 줄 엮어서 보다 아름다운 문양을 만들어 내자는 의미에요. 그럼 더욱 아름다운 세상이 될 수 있겠죠?”(웃음)




홍세미      기록하는 사람. 여자와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모은다. 

              할머니들과의 수다와 낯선 골목을 좋아한다.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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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문화기획자이자 생산자로 자라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나'의 정체성을 가지고, '우리'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이 그들입니다. '2014 희망날개' 프로젝트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나답게’ ‘우리 함께’ 자라나고 있는 그들의 활동과 성장 이야기를 전합니다.

 


 내 마음 속 이야기 영상에 펼친다

안산미디어자조모임

문화다양성을 위한 다문화여성 문화커뮤니티 지원희망날개'



경기도 안산시 안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 1층 동아리실. 올해로 세 번째 희망날개의 지원을 받는 영상제작커뮤니티 안산미디어자조모임은 회원들의 커다란 웃음과 목소리로 왁자지껄하다. 10월에 있을 윙크페스티벌 상영을 목표로 제작 중인 10분짜리 영화가 뜻하지 않은 난관에 부딪힌 상태지만 걱정은 없다.

2009년 결혼이주여성 13명이 함께 시작하여 지금은 필리핀 출신 여덟 회원이 시나리오 작업부터 촬영, 편집까지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동안,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다시 해보고, 또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아 결국 해낼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scene #1  활달하고 적극적인 우리에겐 영상작업이 딱이에요


“영상물을 제작하려면 서로 배우가 되어 촬영도 하고 편집도 해요.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이 어울린다는 데 저희가 딱 그렇거든요.” 

결혼 이주 14년째로 올해 리더를 맡고 있는 지니 씨의 설명이다.

회원 중 일곱이 영어강사로 일하면서 기타도 배우고 복지관이나 노인회관 행사 때 민속춤 공연도 한다.

“공연을 위해서는 정해진 음악에 맞춰 정해진 동작을 계속해서 연습해요. 그런데 영상은 좀 달라요. 서로 다른 생각이 많이 나와요. 생각을 모아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요. 하다가도 계획한 것과 다르면 다시 해요. 그래도 안 되면 새로운 방법을 찾아가요.” 

그래서 영상은 패션(passion), 열정이 많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 ‘영상제작’은 어려운 작업처럼 보여요.

- 지니 : 처음엔 저도 아이들 외할머니께 보여드리려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부터 했어요. 모임을 시작하고는 영상 공부에 푹 빠졌어요. ‘밥’하는 것도 찍고 장난하는 아이들도 찍고. 어떨 땐 놀러 가는 건지 사진을 찍으러 가는 건지. 중독 같아요.(웃음) 작년엔 같은 회원인 아나벨레 씨에게 리마인드웨딩 동영상을 만들어 선물했어요. 이런 걸 할 수 있다는 게 기뻐요.





scene #2  의미있는 주제도 다뤄보고 싶어요


그동안 안산미디어자조모임에서는 ‘나의 첫 김치’ ‘내가 한국에서 사는 이유’ 등 단편영화를 여성영화제에 출품했다. 작년엔 가족 이야기를 춤과 노래로 만들어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올해는 이주여성의 자녀들이 학교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기로 뜻을 모으고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영화를 제작중인 김은석 감독은 안산미디어자조모임의 촬영과 편집 실력이 무척 훌륭하다며 “따돌림에 관해 엄마가 묻고 아이가 답하는 장면은 이주민남성들과의 작업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놀라워한다.


>> 여름내 찍은 자녀들과의 인터뷰영상은 어땠어요?

- 김은석 : 보는 내내 뭉클하기도 하고 마음 아팠어요. 따돌림이나 놀림의 문제는 이주민 자녀뿐아니라 우리 모두의 모습이잖아요. 촬영한 그대로를 보여준다면 그 진정성으로 인해 정말 울림이 클 거예요. 하지만 공개후의 신상문제 등을 고려, 현실적으로 적절한 방법을 찾는 중입니다.




scene #3  가슴 먹먹한 아이들 이야기


처음 인터뷰촬영에 흔쾌히 동의했던 아이들도 막상 시작되자 답답하고 억울했던 기억이 되살아나 마음이 격해졌고 엄마회원들은 마음의 동요를 숨겨야 했다. 결혼이주 14년째로 현재 다문화센터에서 통번역 담당자로 일하는 지원 씨가 그날 이야기를 해줬다.

“우리 가족은 성당엘 다니는데 올 초 신부님이 저를 불러서는 큰 애가 화를 잘 참지 못하는지 물으시는 거예요. 성당 공부방에서 어떤 애를 때렸다면서요. 정말 많이 놀랐어요. 왜 때렸는지 물어도 대답 안했어요, 그때는.”

지원 씨는 이번 촬영을 통해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 날 한국남자아이 하나가 다문화여자아이에게 “야! 너네 엄마, 아프리카냐? 너 곱슬머리에, 얼굴은 왜 새카매?” 라고 놀렸단다. 여자아이는 놀라서 눈물만 뚝뚝 흘릴 뿐 아무 말도 못했다고 한다. 지원 씨 아이는 “여자아이 엄마도 필리핀 사람이고 내 엄마도 필리핀 사람이고 그건 내 엄마를 욕하는 거니까” 못 참았다며 죄송해했다. 촬영하는 내내 지니 씨도, 다른 아이들도 모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 촬영이 끝나고 나서 아이는 뭐라던가요?

- 지원 : ‘엄마, 오늘 시원했어.’라고 했어요. 마음속에 있었던 게 많았나 봐요. ‘시.원.했.어.’ 그 말이 며칠이고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 거예요. 남편은 그 날 아이에게 ‘괜찮아. 잘했어. 그렇게 해야지’라고 했지만 저는 아니에요. 그래도 참으라고 했어요.




scene #4  영상도 공연처럼 무대에 올리면 어때요?


9월 25일엔 잠시 서울 나들이. 아침 일찍 지니 씨를 비롯한 일곱명은 지하철을 타고 두 시간 걸려 홍대 거리에 도착했다. 그날 시작하는 또다른 이주민문화예술제에 걸린 자신들의 조각보 타일벽화를 보기 위해서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참 열심인 우리죠? 하하하“



오후엔 한국여성재단 세미나실 문화기획자과정 하반기 워크숍. 10월 26일에 있을 여성이주민의 축제 윙크페스티벌을 준비하는 마지막 자리.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하며 페스티벌 공연시간 조율하랴 체험부스 운영상황 점검하랴 다들 분주했다. 경연이 아닌 참여에 방점을 두고 콘서트와 문화해설도 곁들일 예정이란다. 안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 자조모임담당자 류수자씨와 지니 씨는 “작년엔 부스에서 상영했지만 올해는 무대에 올려 다 같이 보면 더 감동적이겠다”며 눈을 반짝인다.


>> 매번 느끼지만 문화기획자 과정에 참석한 사람들은 목소리가 활기차고 정말로 적극적이에요. 리더들이라 그런가 봐요.

- 류수자 : 개개인이 활동적일 수 있지만 어디에서나 그렇지는 않겠지요. 특별히 활기차고 자기표현에 적극적인 건, 이곳에 대한 신뢰 때문 아닐까요?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감. 저희 센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 신뢰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죠.




scene #5  역할에 어울리는 인형연기자가 필요해요


그날 저녁 재단에서 준비한 맛난 식사를 안타깝게 뒤로 한 채 다시 지하철을 타고 한 시간 만에 도착한 곳은 인형공연 협동조합. 여기서 지니 씨와 류수자씨와 김 감독은 인터뷰 영상을 대신할 ‘인형연기자’를 찾기로 했다.


앞서 회원들의 영어강사 경험을 살려 손가락인형과 종이컵인형으로 촬영해 보고는 커다란 스크린에는 큰 인형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었는데 딱 맞는 인형연기자는 쉬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체제작하기로 했다. 전체적으로 큼지막하게, 팔다리 관절부분은 분리하여, 각각의 얼굴은 배역에 맞춰 엄마가 만들기로 한다. 그래야 감정이 얹힐 거라면서.


>> 봉제인형을 만드는 것 뿐 아니라 ‘액팅’도 배워야 한다면서요?

- 지니 : 인형 팔다리에 줄을 연결해서 움직이게 하는 거예요. 녹음된 아이들 목소리에, 머리를 긁는다거나 머뭇거리고 답답한 마음에 엉덩이를 들썩이던 모습을 영상에 옮기려면 인형도 연기를 해야 한대요. 새로운 도전이에요.




scene #6   마음 속 이야기를 보여주는 건 멋진 일이에요


10월 첫 주 연휴 안산미디어자조모임에선 재봉틀 여러 대가 몹시 바쁘게 돌아갔다. 주인공인형 몸체도 실팍하게 만들고 팔다리도 이어 붙였다. 눈코입도 정성껏 완성했다. 아직도 인형연기에 촬영, 편집하는 일이 빠듯하다.

영상이 다 완성되면 어떤 기분일까? 지니 씨는 환하게 웃는다. “예상치 못했던 일이 계속 생겨서 힘들지만, 신나요. 밥 먹다가도 생각하고 길 가다가도 생각해요. 우리 아이들에게 얼른 보여주고 싶고 윙크페스티벌 때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어요. 마음 속 이야기를 영상으로 본다는 건 놀라운 일이잖아요. 정말 기대돼요.”


시작할 때의 낯섦을 묵묵히 헤치고 새로운 것을 배우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활동이, 삶이, 이미 한편의 영화처럼 감동적이다.





 

조미환  줌마네 글쓰는 이로 인터뷰모임집 <뜨거운 만남>에 필진으로 참여, 글쓰기 수련중이다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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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문화기획자이자 생산자로 자라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의 정체성을 가지고, '우리'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이 그들입니다. '2014 희망날개' 프로젝트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나답게’ ‘우리 함께자라나고 있는 그들의 활동과 성장 이야기를 전합니다.

 

 

 

 

  

희망을 지속시키는 힘, 난민여성 커뮤니티맘쉐프

문화다양성을 위한 다문화여성 문화커뮤니티 지원희망날개

 

 

‘맘쉐프’는 올해 처음 희망날개 프로젝트 지원을 받는 커뮤니티로 국제난민과 탈북난민을 지원하는 비영리민간단체피난처에서 만난 여성난민들의 모임이다. '맘쉐프'는 난민여성과 일반인 참가자가 함께하는 시민참여 난민 요리 워크숍을 지난 7월부터 코트디부아르 등 6개국의 난민여성들이 돌아가며 고국의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8 21일의 요리선생님은 2006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온 요안나(가명)씨다.

 

 

춤과 노래로 하나 되어

학교 봉사동아리, 페이스북 또는 지인들을 통해 소식을 접한 고등학생, 직장인, 대학생, 주부들로 가득 찬 강의실. ‘피난처박지현 간사가맘쉐프콩고를 소개하며 요리워크숍의 문을 연다.  이어 한국과 콩고 양국 국기가 그려진 연두색 고깔모자를 쓴 요안나 씨와 남편이 강의실 중앙으로 등장한다. 그녀는 까만색 티셔츠와 호피무늬 치마를 입고, 팔에는 하얀색 토시를 발목과 가슴부분에는 직접 만든 하얀색 술 장식을 두르고 있다. ‘두두둥두~’ 북소리가 깔린 아프리카 음악에 맞춰 그녀의 남편은 노래를, 그녀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지켜보고 있던 참가자들도 하나 둘 음악에 맞춰 그녀를 따라하다 리듬에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고, “아프리카 예 예 예로 이어지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를 따라 부른다. 강의실 안이 금방 즐거운 에너지로 가득 채워진다.

 

 

 

 

서로 다가가 어우러지다

참가자들이 자리에 앉아 가빠진 숨을 고르는 동안 요안나 씨가 미리 만들어 놓은 콩고의 전통요리잉가이잉가이(NgaiNgai)’를 소개한다. “뼈를 제거한 생선살에 양파와 토마토, 콩고에서 나는잉가이잉가이라는 허브를 넣어서 삶은 요리입니다. 한국의 김치 같아요.” 그녀의 남편이 돌아다니며잉가이잉가이잎을 보여준다. 직접 만져보고 맛을 보라고 권한다. 맛이 강하지 않고 약간 새콤하다. 콩고에서 가져온 씨앗을 올해 라이트하우스 앞마당에 심었는데 잘 자랐단다.

본격적인 요리 실습이 시작된다. 요안나 씨의 설명과 요리시범에 집중해 참가자들이 야채를 썰고 닭을 튀기고 소스를 만드는 동안 치킨과 양배추, 토마토에 레몬양파소스를 곁들인 오늘의 요리 마데수(Madesu)가 완성된다. 요안나 씨는 앞에, 참가자들은 각자의 자리에 서서 시작된 요리워크숍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모이고 흩어지고 섞이며 어우러졌다. 멀찍이 떨어져 있던 참가자들이 요리를 배우기 위해 요안나 씨 곁으로 다가가고, 그녀가 참가자들을 돕기 위해 조리대를 순례하며 번갈아 서로에게 다가가는 광경은 마치 두 문화가 만나 풍부해지는 변화의 과정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한 참가자는어떤 요리가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요안나 씨에게 집중하고 의지해서 요리가 완성되잖아요. 그 과정이 너무 재미있고 좋았어요.”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마데수가 완성되자 요안나 씨가 미리 준비한 밥, 잉가이잉가이, 콩고의 콩 요리인 살라디아 소소(Saladia Soso)를 접시에 담아 나눠준다. 요안나씨가 나눠 준 요리와 자신들이 완성한 요리를 예쁘게 차려놓은 후 함께 맛을 본다. 서로 먹여주고 이야기를 나누며 맛보는 사이 접시가 싹싹 비워진다. “콩고음식은 처음인데 의외로 괜찮았어요.” “다 맛있어요.” 디저트 미까띠(Mikate)까지. 오늘의 만찬이 풍성하게 마무리됐다.

 

 

삶의 활력을 드린 것 같아요

‘맘쉐프’는 토요일마다 열리는피난처난민학교에 참여하는 여성들로 이루어진 커뮤니티에서 출발했다. 2011년에 모임이 결성된 후 지난 3년 동안 특별한 이름없이 평범한 난민여성 커뮤니티였으나, 올해희망날개 프로젝트에 지원하면서맘쉐프라는 이름도 가지게 되고 시민참여 난민요리 워크숍도 열게 되었다. 워크숍 이외에 서울 시내 장터에서 아프리카 음식도 판매하고 요리책도 만들 계획이다.

 

 

 

- ‘희망날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난민여성분들에게 일어난 변화가 있었나요?

- 박지현 간사: 처음 회의를 1시간하기로 하고 시작했는데, 2시간 넘게 했어요. 굉장히 자발적으로 이야기하시고 능동적으로 참여하셨어요. 그런 모습 처음 봤어요. 무슬림가정은 여성분들 발언권이 좀 적어요. 평상시 말씀하시는 것을 거의 못 봤는데, 한번 얘기해보세요 했더니 방언이 터지신 거예요(웃음).

 

 

자기 차례에 앞서 먼저 열리는 요리워크숍에 참여해 보조를 하고 싶다는 난민 여성도 있었고, 의상에 대한 논의가 없었는데 요안나 씨처럼 알아서 다들 전통의상을 준비해왔다고 한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난민여성들 안에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고 능력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박지현 간사는 말한다.

‘맘쉐프’의 요리워크숍은 녹록치 않은 요안나 씨와 난민 여성들의 한국생활에 경제적인 면에서도 큰 희망을 주고 있다. 얼마 안 되는 강사료지만 최선을 다해 일한 보상이 여전히 불안정한 난민가족의 삶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올해 10월 열릴 예정인 다문화여성들의 축제 윙크페스티벌에서는 지금까지 했던 요리에 몇 가지를 더 추가해 선보일 예정이다. 전통의상, , 음악 등을 이용해 어떻게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도 계속 고민 중이란다.

 

 

콩고의 춤과 문화를 나눌 수 있어서 기뻐요

요안나 씨는 정부를 비판하는 노래를 부른 남편이 2006년 콩고내전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어 콩고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녀가 사람들 앞에서 콩고 춤과 요리를 소개한 것은 지난 워크숍이 처음이다.

 

 

 

 

- 지난 요리워크숍 굉장했어요.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요안나 씨는 어땠나요?

- 요안나 : 콩고 춤과 요리를 통해서 한국 사람들과 같이 저의 문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저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고, 또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해 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책임감을 느꼈던 것도 좋았고요.

 

요리워크숍을 준비하면서 의상을 만들고 함께할 콩고요리를 고르고 어떻게 설명할지 등등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책임감이 주어지고 그렇게 할 수 있어서 강해진 것 같다고 덧붙인다. 그녀는 이야기 도중 강해진다는 말을 여러 번 사용했는데, 강해진다는 것이 그녀에게 어떤 의미일까?

 

- ‘강해진다(strong)’는 말을 계속 하셨는데,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가요?

- 요안나 : 강해지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어요. 만약 강하지 않으면 힘도 없고, 내가 무엇을 해야 되는지 생각할 수도 알 수도 없어요. 희망은 꼭 있어야 되요. 그렇지 않으면 우울해져요.

 

 

모이면 힘이 되고, 아름다워 보여요

문화기획자과정 첫 수업시간에 열정적인 모습으로 참가하던 요안나 씨의 모습이 떠오른다. 문화기획자과정에서 그녀가 보고 배운 것은 무엇일까?

 

- 문화기획자과정에 계속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나요?

- 요안나 : 다른 여성들의 경험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문화기획자 과정을 통해서 서로가 마음을 열 수 있었고 여자들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나는 가진 게 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가진 것과 함께 모이면 그것이 힘이 되고, 밖에서 보면 아주 아름다워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콩고 의상과 춤으로 지난 워크숍을 알차게 준비한 것도 그곳에서 전통춤을 추는 중국과 필리핀 이주여성들을 만나면서 받은 영감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이주여성들과 함께해서 즐거웠지만 각기 다른 언어 때문에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서 아쉬웠다고, 그래서 요즘 한국어 수업에 더 열심히 참가하고 있단다.




 

난민이 되는 과정과 현재의 어려움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던 그녀의 눈시울이 콩고에 두고 온 네 명의 아이들에 대해 말하는 순간 붉어지고 아련해진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 막내와 콩고에 두고 온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걱정이라는 그녀의 눈에 엄마의 슬픔과 아픔이 묻어난다.

 

- 현재 가장 큰 바람이 뭐예요?

- 요안나 : 지금의 어려운 상황들을 극복하고 계속해서 포기하지 않고 쭉 갈 수 있도록 약해지지 않는 것이 지금의 가장 큰 바람이에요. (이런 희망을 유지하는데) ‘맘쉐프활동이 많은 도움이 되요.

 

 

현실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싶다는 담대한 그녀의 말이 커다란 울림이 되어 전해진다.

 

 

<맘쉐프 난민요리 워크숍 모습(영상제공: 피난처)>

 

 

 

이선혜  줌마네 인터뷰작가 과정으로 글쓰기를 시작, 삶을 투영하는 글쓰기를 추구하고 있다.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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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문화기획자이자 생산자로 자라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의 정체성을 가지고, '우리'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이 그들입니다. '2014 희망날개' 프로젝트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나답게’ ‘우리 함께자라나고 있는 그들의 활동과 성장 이야기를 전합니다.

 

 

가족만큼 중요한 우리들의 1, ‘펄오브더오리엔트'

문화다양성을 위한 다문화여성 문화커뮤니티 지원희망날개'

 

 

 

 

 

“누구에게나 어울리며, 모든 옷을 소화하고, 어떤 장소와도 어울리는 보석

프랑스의 평론가 다리오는 진주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진주의 자연스러운 세련미를 잘 표현해 주는 말이다.

작년 윙크페스티벌의 무대에도 진주 같은 사람들이 있었다. 무대 위 한 명 한 명이 아름답고, 모두의 화합이 자연스러워 그 이름처럼 빛나던 팀, 작년 윙크페스티벌에서내일의 스타상을 수상한펄오브더오리엔트(Pearl of the Orient)’가 그랬다.

 

 

‘펄오브더오리엔트’ 진주처럼 빛나는 댄스커뮤니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희망날개> 지원을 받은펄오브더오리엔트는 경기도 안산에 사는 필리핀 결혼이주여성 5명이 모여 시작했다.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위로하고 의지하기 위해 만들었던 작은 자조모임에서 팀원 개개인이 필리핀 문화를 알리는 문화생산자로 성장한 8년 차 커뮤니티다.

취재를 위해 경기도청을 찾았다. 한국과 필리핀, 양국의 친선을 도모하는 ‘Love you Philippines Thank you Korea, 평화나눔행사에 초청을 받았다고 했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다양한 나라의 여성들이 축하공연을 했는데, 그 중 단연펄오브더오리엔트가 돋보였다. 공연 후의 흥겨움을 즐기고 있는 그녀들을 만났다.

 

 

- 커뮤니티 소개 부탁 드립니다.
- 테스 : 저희는 필리핀 동료입니다. ‘펄오브더오리엔트’라고 해요. 2006년에 안산이주민센터에서 만나 이런 팀 만들었습니다. 처음에 다섯 명이었는데 지금은 열여섯 명이나 있어요. 필리핀 전통춤을 추는 댄스커뮤니티입니다.

 

 

팀 리더인 테스 씨가 능숙한 한국말로 팀과 팀원을 소개한다. 동료란 표현이 자연스러운 테스 씨는펄오브더오리엔트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 한, 가장 오래된 팀원이면서 대표를 맡고 있다. 2000년 한국남성과 결혼하면서 한국에 이주를 하게 되었고 지금은 자상한 남편과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안산에 살고 있다. 오늘 무대를 함께 한 제니, 레아, 줄리, 제이도 작년에 이은 올해 윙크페스티벌 멤버들이다.

 

 

 

 

 


작년 윙크페스티벌 이후공연요청이 많아요


- 공연이 정말 멋졌어요! 그런데 무대에서 긴장되지 않아요?

- 줄리 : 작년에 윙크페스티벌에서는 엄청 긴장했어요.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심장이 이렇게 막 뛰었어요. 하지만 무대에 오르니까 그 긴장이 다 사라졌어요. 음악만 들렸어요. 막 신나게 춤추다 보니까 끝이 났어요. 꿈을 꾸는 것 같았어요.

 

 

즐겁게 할 뿐이었는데 상까지 받아 더욱 기뻤다는 줄리. 무대에서 박수를 받았을 때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갔다는 제니. 벨리댄스 동작과 테크노 음악이 정말 신나서 내내 기분이 업이었다는 레아. 이런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리더 테스. 테스 씨도 작년 윙크페스티벌에서의 벅찬 순간을 이야기하면서 연신 웃음이다.

작년 윙크페스티벌 무대 이후로 공연 요청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다양한 무대에 선 경험 때문일까? 오늘 본펄오브더오리엔트는 보통의 아마추어 팀과는 확연히 달랐다. 입장할 때의 동선은 정돈돼 있었고, 무대 위의 동작에는 주저함이 없었다. “윙크페스티벌을 앞두고는 연습과 회의를 하기 위해 매주 만나요. 동작을 만들기 위해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안무 영상을 보며 고민하고, 부족한 것은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채워요.”

 

 

아들과 함께 하는 2014 윙크페스티벌

 

-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 테스 : 한국 학생들에게 필리핀 전통춤인 대나무춤을 알려줬어요. 필리핀 문화를 전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희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에요.

 

 

테스 씨가 핸드폰에 있는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한국인 고등학생들이 대나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다. 펄오브더오리엔트는 다문화 캠프에 정기적으로 참여해 필리핀 전통춤을 가르치고 있다. 이 이야기를 하며 테스 씨는 몇 번이나 강조했다. 필리핀하면 가난한 나라로만 알고 있는데, 소박하지만 행복한 사람들의 나라인 필리핀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그래서 필리핀 문화를 전하는 활동을 많이 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윙크페스티벌에서 전통춤을 선보이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다.

테스 씨에게 2014 윙크페스티벌은 더욱 의미가 있다. 중학생 아들이펄오브더오리엔트와 함께 무대에 서기로 한 것이다. 아들은 평소 무대 위 엄마를 자랑스러워했는데, 윙크페스티벌 무대를 연습하면서 엄마나라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고 했다.

“춤 추면서 남편하고도 사이가 좋아졌어요. 우리 남편은 공연 있을 때마다 여기 매니저에요. 운전해주고, 짐 들어주고, 사진도 찍어줘요. 정말 고마워요.” ‘펄오브더오리엔트는 개인의 성장을 넘어 가족을 끈끈하게 연결시켜주는, 테스의 표현을 빌리자면가족 다음으로 중요한 1이 되었다.

 

 

 

 


함께 꿈을 꿀 수 있어 행복해요.

레아 씨는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핸드폰으로 촬영한 공연 영상부터 살폈다. 동작을 확인하는 멤버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직업도 아닌 일에 이렇게 정성을 쏟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국에서 결혼이주여성으로 살면서 엄마나 부인으로서의 역할만 해왔는데, 커뮤니티를 하면서 내가 되는 일을 찾았다고. 이 순간만큼은 누구의 엄마나 아내가 아닌 내가 될 수 있다고 그래서 행복하다고 했다.

 

- 커뮤니티 활동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좋아요?

- 레아 : 언니랑 친구들이 많이 생긴 거요. 이젠 문제가 생겨도 걱정이 없어요. 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여기 언니들에게 물어봐요. 그러면 문제가 다 풀려요.

 

 

답변 끝에 레아 씨는 독백하듯 한 마디를 덫 붙였다. “고향이에요. 한국에서의 제 고향이요.” 그녀들에게펄오브더오리엔트는 함께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이자 마음의 고향이었다.

‘펄오브더오리엔트’를 비롯해 올해 <희망날개> 프로젝트에 선정된 18개 다문화 여성커뮤니티는 오는 11월 윙크페스티벌에서 그간의 열정과 솜씨를 선보일 예정이다.

 

 

 

 

홍세미  기록하는 사람. 여자와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모은다. 할머니들과의 수다와 낯선 골목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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